그 날 이후, 나는 매일 1시간에서 2시간여 동안 Peter와 그가 소개해준 마법사들에게 마법의 기초 등을 배울 수 있었다. 배경 지식이 거의 없었던 나는 제일 처음엔 들어도 무슨 말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래도, Peter와 동료 마법사들은 쉬운 예로 내게 설명을 계속 해주었다.
Peter와 나는 처음 우리가 해킹 당한 300만불짜리 DEXs 차익거래 봇과 유사한 봇 개발을 목표로 잡았는데, 관련 기술과 배경 지식을 따라 공부를 하다보니, 단기간에 내가 만들기는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한번 만들어볼께”라고 당차게 대답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때때로 자신감만으로 모든 세상일이 해결되는건 아니다.
나는 Peter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를 꺼냈다. Peter는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며 나를 대마법사 회관 중 한 곳인 AMEX 뉴욕 지부 빌딩 앞으로 불렀다.
AMEX 또한 일반 머글들의 생각과 달리 품고 있는 주문 스펠이 있었다.
Alchemy Molds Exceptional eXperiences.
140여년 역사가 반증하듯, AMEX라는 주문은 변화와 창조의 연금술로 특별한 경험과 투자의 지혜를 얻게 되는 패시브 스킬을 얻게 된다.
AMEX 뉴욕 지부 빌딩은 호그와트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는 그랜드센추럴 터미널 근처에 있었다. 빌딩 안으로 들어갔을 때 Peter가 날 반갑게 맞이해줬고, 그와 함께 난 마법사들을 위한 센추리온 라운지로 올라갈 수 있었다. Peter는 날 이런 저런 이유로 자주 보고 얘기할 수 있다며 좋아했고 잠시 뒤 우리는 머글들은 들어올 수 없는 AMEX 빌딩의 숨겨진 장소에 도착했다.
다른 마법사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린 입구에서 안내를 받아, 크라이슬러 빌딩이 보이는 창가쪽 자리에 앉게 되었다.
Peter와 단 둘이 만나는 자리인줄 알았는데,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은 후 후드티를 입은 애띤 얼굴의 마법사 2명이 동석했다.
그 중 한명은 지난번 meju에서 인사를 했던 Taylor라는 이름의 마법사였고, 다른 한명은 Taylor와 함께 일하는 Mike라는 이름의 마법사였다.
우리는 DEXs 차익거래봇을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기간과 비용 등에 대해 논의를 먼저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 봇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가지 비용과 그에 따른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먼저 했다.
그 때 Taylor가 자신이 아는 퀀트 마법사면서 연금술사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얼마전에 2달여만에 DEXs 차익거래 봇으로 3,200여만불을 벌었다는 얘기를 담담하게 했다. Peter는 시드머니가 얼마였는지 물어봤고, Taylor는 “$0, Flash Loan 방식의 차익거래봇이었어. 그래서 수수료로 나간 비용만 1,000만불이 넘었어.”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총 수익은 4,000만불이 넘는거였다. Peter는 Taylor에게 “그 마법사를 한번 데리고 올 수 있어?”라고 물어봤고, Taylor는 아주 담담하게 “Okay”라고 짧게 대답을 했다.
평범한 머글인 나는, 이 대화를 들으면서 ‘이런게 정말 가능한거야?’, ‘그 친구가 조인하면 내가 할 일은 없어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들과 함께 ‘그래 이 세계에서 지금이라도 발을 빼는게 좋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이어서 Peter는 Taylor에게 CEX 차익거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Taylor는 함께 데리고 온 Mike에게 눈짓을 줬고, Mike는 ‘이제 내 차레군.”이라는 어깨짓을 한번 하고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설명을 시작하려는 Mike에게 Peter는 아주 쉬운 설명과 예제로 설명을 하고, 전문용어 등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문을 했다. 아마 날 배려해서였을거다.
사실 CEX 차익 거래 설명은 어렵지 않았다.
우선, 거래소(바이낸스, 업비트, 크라켄, 코인베이스 등)에 달러를 집어 넣는다. 그리고 봇은 DEX에서와 마찬가지로 차익 거래 기회를 찾는다.
봇은 끊임없이 수익이 나는 거래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계산을 한다.
가령, 이런식이다.
먼저 봇은 USD(=USDT, USDC)로 비트코인을 샀을 때 몇개의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지 계산한다.
그리고, 그 비트코인으로 다른 알트 코인을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동시에 계산한다.
그 이후 알트 코인을 다시 USD로 매도 했을 때 얼마인지 계산한다.
각각의 거래 수수료(거래소에서 사고 팔 때 붙게 되는 수수료)를 제하고 남은 금액이 처음 비트 코인을 매수했을 때 비용보다 큰지 적은지를 비교한다. 크다면 수익이 나는거고 적다면 손해를 보는거다.
즉 이 3단계의 모든 거래를 수행하는걸 전제로 수익이 나는 거래 기회를 찾았을 때만, 이 거래를 순차적으로 체결한다. 한번의 거래가 끝나면, 밸런스에 추가 수익이 더해지게 된다. 이 과정을 수행하는데 1초도 걸리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봇은 24시간 거래소에서 계속 차익 거래 기회를 찾고, 찾은 기회에만 매매를 수행한다.
Mike는 벌써 3번째 고급 냅킨 펼쳤고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즉 USD로 비트코인을 먼저 산 후, 이 비트코인으로 이더리움이나 다른 알트 코인 등을 매수한다. 그리고 다시 해당 알트 코인을 다시 매도한다. 이 때 거래 수수료를 제하고 수익이 일정 부분 이상 나는 경우(차익 거래 기회)에만 봇이 일괄 매매 체결을 하면 된다.”
여기까지 설명을 마친 Mike는 다시 자기 앞에 놓인 음식을 먹으려고 펜에서 포크로 바꿔 잡으면서 우리를 보면서 “Any questions?”라고 질문을 했다.
Peter와 Taylor는 날 동시에 바라봤다.
오리마왕
마법의 기초…! 마법 레슨 정말 신비로운 정보들 이였겠네요.
AMEX 비밀 장소의 시티뷰가 참 매력적입니다.
플래시론 방식의 차익거래는 전에 작성하신 글대로 비싼값에 산다는 사람을 미리 확보해놓고,
그사람한테 돈을 빌려 거래를 한 뒤에 차익으로 갚는 방법이라고 이해했는데,
투자금이 들지 않는 대신, 돈을 빌린다는 과정이 추가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똑같은 투자 기회를 발견했을 때, 과정이 더 적은 방식이 선점 해버릴 수도 있겠군요
스마트 컨트랙트는 정말로 나대신 잠안자고 열심히 대신 뛰어주는 마법의 대리인이군요…
그것도 사람과 비교하면 엄청난 효율을 가진 존재이구요.
몇번씩 읽어봐도 너무 놀랍네요 플래시론으로 투자금 없이 3200만불이라니… 덜덜…
문자 그대로 연금술이네요…
Wizz
맞습니다. 플래시론의 경우, 차익 거래를 발견했을 때 돈을 빌려 거래를 마치고 돈과 그 잠깐 사이의 이자를 갚고 수익을 얻는 방법입니다.
이런 기회가 있을 때, 누군가가 뺏어갈수도 있지만, 거래량이 많은 경우, 수익의 간격이 빠르게 좁혀질뿐, 누구 한사람이 전체 이익을 가져가는 방식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시장 규모와 거래량이 충분히 큰거 같아요.
스마트 컨트랙에 대해서는 공부를 계속 하면 할수록, 정말 미래 기술 중 하나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 같아요. 특히 이제 AI까지 나왔으니,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다양한 거래와 절차들에서 활용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쓰이고 있는 곳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제가 제일 처음 연금술 이런식으로 Theme을 정한 이유가 정말 돈을 복사하거나 돈을 만들어낸다는 느낌을 어느 순간 받아서 였습니다.
늘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